갤러리 라파예트에서 만난 파리의 겨울

 

 

파리의 겨울, 오스만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화려함과 세련미로 눈길을 사로잡는 한 건물이 있다. 단순히 쇼핑을 위한 공간을 넘어 예술과 파리 특유의 낭만을 담아낸 곳,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다.

 

 

130년 역사를 품은 쇼핑과 예술의 공간

갤러리 라파예트에 도착하자마자 파리 9구 오스만 대로 중심부에 자리 잡은 화려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럽 특유의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쇼윈도 디스플레이가 어우러져, 백화점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다가왔다. 1893년, 테오필 바드르와 알퐁스 칸이 작은 옷 가게로 시작한 이곳은 1896년 라파예트 거리의 건물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백화점으로의 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머리 위로 펼쳐지는 스테인드글라스 돔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설계되어 1912년에 완성된 스테인드글라스 돔은 공간 전체에 웅장한 분위기를 더하며 마치 성당에 들어온 듯한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그 화려함 속에 파리 특유의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본관(Coupole), 남성관(Homme), 그리고 미식관(Maison et Gourmet)으로 구성된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약 3,50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명품 쇼핑의 천국이라 불릴 만하다.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파리의 겨울이 반짝이다

2024년은 갤러리 라파예트의 개관 13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젊은 디자이너 케빈 제르마니에와 협업해 선보인 크리스마스 쇼윈도 디스플레이는 빛과 업사이클링 소재로 제작되어 독창적이고 매혹적이었다. 반짝이는 조명과 창문을 가득 채운 장식이 겨울 거리를 화려하게 물들였다. 돔 아래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는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이다. 돔 아래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는 약 20,000개의 조명을 사용해 화려한 빛과 소리의 쇼를 연출하며, 마치 예술 공연을 보는 듯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갤러리 라파예트는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파리 문화와 예술의 상징적인 장소로 변모한다. 이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기 위해서 갤러리 라파예트를 방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중 꼭 봐야 할 크리스마스 트리의 10순위에 꼽히기도 한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감상하기 좋은 곳은 6층 카페테라스이다. 카페들이 테라스를 따라 조성되어 있으니,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분위기를 만끽해보길 추천한다.

 

파리에서 찾은 미식의 작은 천국, 메종 앤 구르메

쇼핑 중간에는 본관 맞은편에 위치한 메종 앤 구르메를 방문했다. 프랑스 미식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하 1층에는 신선한 육류, 치즈, 해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가, 지상층에는 유명 제과점, 초콜릿 전문점, 베이커리가 자리해 있다. 크루아상과 마카롱 같은 디저트는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고, 빵 냄새로 가득한 공간은 발길을 멈추게 했다. 1층 와인 저장고에서는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어 특별한 선물을 찾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메종 앤 구르메는 단순한 쇼핑을 넘어, 프랑스 미식 문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작은 천국이었다.

 

옥상에서 펼쳐진 파리의 전경

갤러리 라파예트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바로 옥상 전망대였다. 넓고 여유로운 옥상에서 바라본 파리의 풍경은 경이로웠다. 옥상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고 풍경 명소답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멀리 에펠탑과 몽마르트르 언덕이 보이고, 끝없이 이어진 회색 지붕들과 고딕 양식의 첨탑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냈다. 겨울바람이 차가웠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파리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파리의 낮은 건물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스카이라인은 도시의 다른 전망대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매력을 선사했다. 파리를 더 가까이, 더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이곳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파리 여행의 완성, 갤러리 라파예트

돔 아래에서 경험하는 빛의 향연, 독창적인 크리스마스 장식, 그리고 파리의 전경까지.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남는다. 파리 쇼핑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갤러리 라파예트는 파리 여행을 완성시키는 특별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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