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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중심, 팡테옹과 라탱 지구 여행의 매력

월간 안데르센 2024.12월호

by 안데르센 2024. 12. 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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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은 여행지에서 주로 어디를 방문할까? 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기회인 만큼, 많은 이들이 박물관, 미술관, 왕궁이나 성당 같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주로 찾는다. 물론 여행 스타일에 따라 방문지가 달라질 수 있지만, 파리의 루브르박물관과 노트르담 대성당, 런던의 영국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은 필수 여행 코스로 되는 경우가 많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하고,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하기도 한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을 실물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희열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근대화와 산업혁명이 시작된 유럽에서는 특히 교과서로 배운 인물과 사건을 현실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파리의 라탱 지구는 소르본 대학을 중심으로 한 유서 깊은 대학가로 유명하다. 과거 라틴어로 수업하던 대학교들이 모여 있어 ‘라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이곳에서는 역사를 되짚으며 유명한 지식인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생미셸 거리를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불리는 룩셈부르크 정원에 도착할 때쯤, 웅장한 고대 그리스·로마 건축양식의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프랑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들을 기리는 팡테옹이다.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팡테옹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포인트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푸코의 진자, 그리고 지하에 안장된 프랑스의 위인들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건축양식을 채택한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인 팡테옹의 외관은 충분히 감상할 만하다. 기둥과 지붕, 돔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정면은 로마의 판테온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에 들어가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내부 또한 웅장한데, 높은 천장과 십자가 모양의 건물 구조는 고딕 성당을 떠올리게 한다. 건물의 중앙 돔에는 진자가 매달려 있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푸코의 진자다.

 

 

프랑스의 과학자 레옹 푸코는 이 진자로 지구의 자전을 증명했다. 그는 파리의 위도에서 진자가 시계방향으로 32시간 주기로 회전할 것이라고 계산했고,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진자 주변에는 눈금이 표시되어 있어, 관람 중에 흘러간 시간만큼 눈금이 움직인 것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진자 주변에는 터치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실험 내용과 전향력(코리올리의 힘)에 대한 설명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푸코의 진자를 충분히 감상했다면, 지하로 내려가기 전에 건물 모형이 전시된 곳을 들러보는 것이 좋다. 건물의 단면 모형을 통해, 신고전주의 건축가 수플로가 설계한 이건물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알 수 있다. 철제 구조를 이용해 쌓아 올린 3중 돔의 건설 과정이나, 고딕 양식의 일부를 차용해 높이를 확보하고 이를 가린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지하로 내려가면 팡테옹의 또 다른 주요 기능인 국립묘지 역할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곳에는 프랑스의 유명 위인들이 안장되어 있는데, 미리 안장자를 알고 가면 방문이 훨씬 수월하다. 미로처럼 생긴 묘지에서는 각 위인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사실,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따라가 보면 유명 인사의 무덤이 나온다. 작가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철학자 장 자크 루소, 과학자 마리 퀴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이곳에 안장될 수 있었던 이유와 업적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흥미롭다. 총 81명의 위인이 안장되어 있으니, 관심 분야에 따라 프랑스의 또 다른 위인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라그랑주 역학 을 제창한 수학자 라그랑주도 이곳에 안장되어 있다.

 

팡테옹의 신고전주의 건축양식, 돔 천장에 매달린 푸코의 진자, 그리고 지하 묘지에 안장된 빅토르 위고와 장 자크 루소 등의 인물을 탐방하다 보면, 중세에서 근대로의 변화의 중심에 파리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팡테옹을 둘러본 후에는 다시 라탱 지구로 돌아와 여행에서 얻은 지식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생미셸 거리를 따라 걸으며 뤽상부르 정원을 둘러보고, 옛 작가들이 글을 썼던 오래된 카페에 들르거나, 노트르담 근처의 셰익스피어 서점에 들렀다가 센강변을 산책하며 라탱 지구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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