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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발자취

월간 안데르센 2024.7월호

by 안데르센 2024. 10. 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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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반고흐미술관을 다녀왔다. 고흐는 그림을 그린 단 10년의 기간동안 유화 900여점, 스케치 1,100여 점을 그려내며 한평생 그림에대한 열정을 쏟아냈다. 그중 유화 작품 200여 점과 소묘 작품 500여 점을 보관한 반 고흐 미술관은 연 관람객 150만명에 도달하며 암스테르담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0층에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고흐의 '자화상'이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수십장의 자화상 속 고흐는 마치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듯하다. 고흐가 전 생애를 거쳐 그렸던 자화상의 수만 자그마치 90여 점에 달한다. 

 

생전에 화가공동체를 만들어 화가들과 함께하는 일생을 꿈꾸었던 고흐의 꿈은 생전에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그의 염원을 달래며 본인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그는 한평생 자화상을 그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더 듣고자 했다.

 



“나는 작품을 그리면서 나 자신에게 말을 한다네”

자화상을 뒤로한 체 1층으로 올라가면 고흐와 그의 삶에 대해 엿볼 수 있다. 특히 한 켠에 노란빛을 뽐내며 걸려있는 해바라기는 그가 희망했던 삶을 보여준다. 앞서 말했듯 화가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고흐의 움직임은 좌절되었지만 그중 유일하게 함께했던 화가, 바로 폴 고갱이 있었다.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던 고흐와 고갱은 그림 '폴 고갱의 의자'를 통해서도 당시 그들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했는가 보여준다. 그러나 예술에 관해 잦은 논쟁을 벌였던 고흐와 고갱은 의견 차이로 결국 멀어졌고 이후 고흐는 절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고갱과 함께 우리들의 작업실에서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작업실을 장식하고 싶어졌거든. 오직 커다란 해바라기로만 말이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고흐의 친구와 가족들에 관한 작품이 나온다. 고흐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은 바로 가족이자 친구였던 동생 테오이다. 동생 테오는 고흐에게 금전적, 정신적으로 지지를 보내며 형 고흐의 그림을 그 누구보다 응원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650여 개 이상의 편지만 보더라도 고흐와 테오는 서로에게 형제 그 이상으로 서로의 지지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2층 한구석에 전시되어 있는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한 장은 그가 얼마나 예술에 대해 고뇌하였는가를 보여준다. 

 


 
“많은 부분에서 너와 나 사이에는 진정한 교감이 있다. 너와 나에게 지금 겪는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 3층은 고흐의 마지막 생의 장면을 담고 있다. 고흐가 동생 테오의 아들 빈센트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림을 그려 보냈던 '꽃 피는 아몬드 나무'와 고흐가 죽기 전 두 달을 지냈던 마을인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그린 '까마귀 나는 밀밭'이 있다. 

 

두 달간 오베르쉬르우아즈에 머물면서 그린 유화 작품만 자그마치 70여 점인 것만 보더라도 그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얼마나 예술에 열정을 쏟아냈는지, 고흐가 얼마나 열정적인 예술가였는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지금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언젠가는 거기에 사용된 물감보다, 그리고 내 인생보다도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따라 걸으니, 마치 고흐의 삶을 따라 함께 거닐고 있는 듯했다. 생전 단 하나의 그림만을 팔았던 고흐는 현재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로 재탄생했다. 누군가는 고흐를 “귀를 자른 미치광이 화가“라고 부를지라도 이제 그 누구보다 그림을 사랑했던 화가이자 한 청년으로서의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엿볼수 있었던 곳이 바로 이곳, 반 고흐 미술관이었다. 

 

화가 고흐의 삶은 끝났을지라도 
여전히 그의 삶은 우리의 곁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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