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을 선택한 분들은 관광이 아닌,여행을 하고 싶어서 선택한 분들일 겁니다. 저 역시도 그래서 7살 아들을 데리고 안데르센을 선택했지요.
이 후기는 여행 후기라기보다 안데르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제가 부모로서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남편은 설, 추석 빼고는 쉬지 못하는 바쁜 사람이라 외동아들과 저는 늘 둘이서 놀러 다녔어요. 아이가 4살 때부터 국내에서는 둘이 기차 여행도 하고 5살이 되면서 제주도도 가고 6살엔 일본 나고야도 다녀왔어요. 힘들지만 재밌었고 아이도 대중교통을 잘 타는 아이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6살 때 남편과 함께 셋이서 호주로 자유여행을 다녀온 뒤 이제 얘가 10시간 넘는 비행도 하겠다 싶어서 초등학교 입학 직전인 이번 26년 1월에 첫 유럽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서유럽은 저에겐 세 번째 방문이었어요. 2012년엔 혼자서, 2016년엔 남편과, 2026년엔 아들과 오게 되었네요. 혼자서 왔던 유럽은 쓸쓸하기도 하고 어리둥절한 여행이었다면 두 번째엔 신혼여행이라 설렘 가득했었고 이번엔 미취학 아들과의 여행이라 다이나믹했습니다.
프랑스-스위스 가족여행 팀이 총 40명에 14가족이었는데 나중에 친해졌던 분들마다 미취학 남자아이랑 둘이서 여행하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해주셨어요.
물론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요^^
가는 곳마다 기념품을 꼭 사야겠다고 떼쓰기도 하고 맥도날드가 보일 때마다 해피밀 세트를 사서 뭐가 나오는지 봐야 한다고 우기고 비행기에서 앞자리를 자꾸 발로 밀어서 혼내키다가 너 아부다비(경유지) 버리고 간다고 협박도 하다가 아이랑 치고박고 하니 옆에 앉아 있던 대만으로 추정되는 남자 청년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길에서 까불거리는 애에게 유럽이니까 한국인으로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동양인을 망신시키지 말자고 7세에게 수도 없이 말하는 제 모습이 웃프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즐겁고 재밌고 행복했어요.
아이랑 다니니 파리, 스위스 사람들 모두 너무나 친절하고 다정했습니다. (내가 먼저 봉주르~ 인사해주는 센스는 필수입니다)
숙소 가는 버스에서 매일 잠들어서 저녁도 못 먹고 못 씻고 잔 아들 녀석을 업기도 하고 들춰 안기도 해서 호텔 방으로 들어갈 때면 천단장님께서 늘 도와주셨어요. 매번 짐을 들어주시다가 마지막 날에는 아이를 직접 안아서 옮겨주시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23키로라 많이 무거웠을 텐데 당연히 도와드려야 한다며 엄마랑 아들이 둘이 오는 경우엔 엄마들이 너무 힘드실 것 같다며 더 신경 쓰신다고 하셨어요.
아이가 비몽사몽간에 버스에서 내리며 신발을 안 신겼다며 엄마 밉다며 저를 때리는데 그때 천단장님이 하셨던 말씀을 듣고 부모인 제 머리에 띵 종이 울렸습니다.
“자다가 깨면 기분이 안 좋지. 그래도 엄마를 때리면 안 돼.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돼.”라고 아주 차분하고 다정한 어조로 말씀하시자 칭얼거리던 아이가 알겠다며 신발을 신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저는 “니가 버스에서 신발 벗었잖아. 엄마가 신켜놨더니 벗어놓고는”이라며 아이를 비난하고 있었거든요.
안 그래도 반년 동안 아이의 사회성 문제와 저의 양육 태도 문제로 상담 센터를 다니며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면 좋을 말과 태도를 배우고 있었는데 여행지에 와서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긴장을 놓고 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천단장님과 함께 저에게 또 하나의 가르침을 준 분들이 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들, 그리고 6살 막내 포함 3명의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들 등 여러 형태의 자녀+부모로 구성된 가족팀들입니다.
사춘기인 중학생만 되면 부모님과 외식하러 나가는 것도 어렵다고 하는데 머나먼 유럽에 4인 가족, 5인 가족이 다 함께, 더군다나 사이좋게 여행하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무엇보다 목소리 커지며 싸우거나 부모님께 대들거나 아이들에게 무섭게 호통치는 부모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9일간 같이 버스타고 다니며 느낀 공통점은 화목한 가족의 아버지들은 밝고 늘 웃는 상에 자녀들에게도 친절하고 같이 여행 온 이웃과 소통을 잘하시는 분들이었고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명령을 내린다거나 짜증을 내는 모습 없이 자녀들의 의사를 인정해 주고 지켜봐 주는 분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6년간 한 아이의 엄마로, 어른으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예를 가진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나도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해준 계기가 되었어요. 한국 와서도 불쑥불쑥 저의 통제적인 양육 태도가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보았던 다른 부모님들과 천단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떠올리며 저도 더 마음 따뜻하고 좋은 부모가 되어보려 합니다.
참고로 내년 27년 1월과 27년 8월에 두 개의 키즈 여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이 첫 안데르센 여행이었는데 가기 전에는 1년 2개월 전에 예약한 거라 돈을 떼이면 어쩌지라며 주변의 걱정에 저도 걱정이 되었는데 이제 경험자로서 자신 있게 팍팍 추천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또 천단장님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안데르센을 만나게 될 내년이 너무나 기다려지고 아이가 크는 동안 안데르센이 함께 할 거라 생각하니 너무 든든하고 아이가 너무 부럽(?)습니다.
안데르센이 궁금해서 오신 분들은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한번 경험해 보시면 압니다.
p.s. 아이가 여행 갔던 사람들이 너무 그립다면서 단장님이 찍어주신 몽마르뜨 언덕에서의 단체사진을 출력해 달래서 아이 방 문 앞에 붙여 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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