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낯선 땅에서 만난 따뜻한 위로, 무스타파 케밥

월간 안데르센 2025.9월호

by 월간 안데르센 2025. 11. 16. 07:33

본문

 

 

베를린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고소하면서 매혹적인 향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고소한 고기 냄새와 이국적이지만 피하고 싶지 않은 향신료의 냄새가 유혹한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향하고 가까이 다가간다.

간판에 Döner라고 적혀 있는 알파벳이 양손을 벌려 환영하는 듯하다.

 

향기의 진원지에는 뜨거운 열을 받으며 자전하는 지구와 같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고기 통이 있다.

이것을 단순히 크다고만 설명할 없다. 거대한 고기 통은 우아하면서도 크기 때문인지 위압감이 느껴진다.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져 마이야르 반응이 극대화된 부분, 가장 맛있는 부분을 모아 신선한 채소와 특제 소스를 사이에 아낌없이 넣어주면 맛의 정수, 되너 케밥이 완성된다.

 

유럽까지 와서 케밥을 먹냐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다. 독일에서 케밥은 우리나라의 국밥과 같은 포지션이라 있다. 케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독일에서는 문화의 부분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 짜장면과 중국의 작장면이 다른 것처럼 베를린 되너 케밥은 터키 케밥과는 다른 음식이다.

그중 무스타파 케밥은 베를린 정통 되너 케밥을 맛볼 있는 곳이다. 정확한 이름은 무스타파 야채 케밥(Mustafa Gemüse Kebap)이다. 이름에서부터 야채가 강조되어 있다.

 

점심시간이 지난 1 30분에 도착했는데도 줄이 있었다.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줄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20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문턱을 넘어 가게 안에 들어갈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고기를 썰고 있는 주방장의 모습이었다.

기계가 아닌 직접 손으로 고기를 썰어주는데 기계가 흉내 없는 정교함이 예술이다. 원통형 고기의 굴곡을 따라 미끄러지듯이 칼이 내려온다. 무심하지만 그의 손끝에는 정성이 들어가 있다.

 

고기 아래에는 무스타파 케밥의 포인트인 구운 야채들이 깔려 있다. 고기 육즙을 잔뜩 머금은 야채들이 영롱해 보인다.

따뜻하게 구운 빵을 반으로 갈라 3가지 소스를 바른 양배추, 오이, 양파 신선한 야채를 듬뿍 넣어주고

구운 야채와 고기를 빈틈없이 넣어준다.

'어떻게 내용물들이 들어가지?' 하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의 양을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레몬즙을 짜주면서 상큼한 킥까지 담아냈다.

 

완성된 작품은 손으로는 받을 없을 정도로 묵직하다.

손으로부터 전해지는 무게와 온기는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베어 물고 싶게 만든다.

정신을 차리고 밖에 나와보면 가게 앞에서 사람들은 이미 케밥을 입에 넣기 바쁘다.

한입에는 도저히 넣을 없는 크기의 케밥이다. 하지만 이것을 한입에 넣고 싶다.

카운터에 냅킨이 아닌 키친타올이 있는 이유를 뒤늦게 있다.

 

낯선 유럽에서 우리나라의 인심을 느낄 있는 곳이다.

케밥이 유럽에서 정착할 있었던 이유가 따뜻한 인심이 아닐까 싶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 빠르게 끼를 때워야 하는 직장인, 걷다가 지친 여행객들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따뜻함을 주는 음식이 케밥이다.

10시면 전부 소등을 하는 유럽에서 새벽까지도 빛을 잃지 않는 , 늦은 허기를 달랠 있는 유일한 안식처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