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여행을 하면 아이들이 제일 기대하는 곳은 언제나 에펠탑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에펠탑 가는 날은 아침부터 아이들이 옷을 멋지게 차려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탄다. 기대를 한아름 안고 도착한 트로카데로 광장.
버스에서 내려 코너를 돌자마자 눈앞에 나타난 에펠탑은 늘 그렇듯 웅장했다.
아이들은 “와~!” 하고 소리를 지르며 감탄을 터뜨렸다.
그런데 요즘은 에펠탑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이 더 기다리는 게 있다. 바로 파코다.
트로카데로 광장 앞에는 늘 에펠탑 키링을 파는 상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 1위가 파코다.
아이들은 에펠탑 사진을 찍고는 곧바로 파코를 찾기 시작한다.
“선생님, 파코 어디 있어요? 사진 찍고 싶어요!”


드디어 만난 파코.
그는 멀리서도 우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줄스~ 줄스!”
아이들은 순간 깔깔대며 줄을 서기 시작했고 파코는 아이들 사진을 줄 세워 찍는 데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도와주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파코 특유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레퍼토리.
“한국 사람, 10유로!”
파코가 장난스럽게 외치자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선생님, 우리 진짜 한국인이라서 싸게 주는 거래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호락호락할 리 없다.
“파코~ 8유로 하면 안 돼요?”
“여럿이 사니까 조금 깎아줘요!”
웃음 섞인 흥정이 오가자 파코는 두 손을 번쩍 들며 큰 소리로 “오케이, 오케이!” 하고 받아주었다.
결국 아이들 손에는 반짝이는 에펠탑 키링이 하나씩 쥐어졌다.
흔한 에펠탑 키링이지만 파코의 농담과 흥정 덕분에 아이들에게는 파리에서 특별한 기념품이 되었다.

파코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에겐 에펠탑에 오면 꼭 해야 하는 마지막 순서가 있다. 바로 단체사진.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파코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서 아이들이 하트를 날리자 파코도 옆에서 똑같이 손하트를 만들어 흥겹게 포즈를 취했다.
그 순간 아이들에게 파코는 그냥 키링을 파는 상인이 아니라 특별한 파리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키링 몇 개를 사는 건 덤, 사실은 파코와 함께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고 싶어서 광장을 헤맨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프랑스 여행에서 에펠탑은 당연히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에펠탑과 함께 또 다른 특별한 추억이 생겼다. 여행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멋진 랜드마크를 보고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면서 그 순간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
아이들은 돌아가서 일기에 적는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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