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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립현대미술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보는 법

월간 안데르센 2024.5월호

by 안데르센 2024. 10. 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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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에펠탑 아래에서 바게트 먹기, 센강 근처 카페에서 파리의 여유를 즐기기 등 나열하면 끝도 없을듯 하다. 긴 시간을 두고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파리의 여유와 낭만을 만끽하면서도 예술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딱 맞는 미술관이 있다. 바로 파리시립현대미술관이다.

 

 

파리시립현대미술관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 곳이다. 파리의 여유로운 일상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면서도 오늘날 파리의 예술까지 즐길 수 있다. 말 그대로 파리에 딱 맞는 곳이다. 우선 장소부터 보자. 파리시립현대미술관에 가는 길, 에펠탑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파리시립현대미술관 옆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에펠탑을 보자면, 왜 이곳에 파리시가 미술관을 만들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파리시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상이다. 에펠탑이 잘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이니 접근성도 좋다. 

 

 

어느 미술관이든 대표 작품과 대표 작가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파리시립현대미술관도 있다. 루브르에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고, 오르세에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있다면 파리시립현대미술관에는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가 있다. 2명 모두 파리와 관련이 깊은 인물들이다. 모두 프랑스 출신으로, 파리를 사랑하고 예술적 영감을 받아 활동했던 근거지로 화가들이다. 작품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들을 위한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있다. 파리를 사랑했던 화가들인 만큼 파리도 이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게 아닌가 싶다. 

 

파리를 사랑했던 화가들인 만큼 
파리도 이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게 아닌가 싶다

 

인포메이션센터에서 지도를 받고 직원의 도움을 받아 먼저 라울 뒤피의 '전기의 요정'부터 감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으로 알려진 라울 뒤피의 '전기의 요정'은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다.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전기의 역사를 표현한 그림을 요청받았던 라울 뒤피는 파리와 전기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을 모아 그림 안에 표현했다. 워낙에 그림이 큰 만큼 그림을 펼쳐두기보다는 360도로 그림을 감상하게 해두었다. 그림의 한중간에는 의자를 놔두어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는 관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실제로 그림을 앉아서 살펴보는 경우가 많았다. 모네, 르누아르, 고흐, 마티스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표현했던 라울 뒤피. 인상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화사한 색감이 돋보인다.

 

 

라울 뒤피의 작품을 눈에 담고 바로 앙리 마티스의 전시관으로 향한다. 관람 동선은 굉장히 단순하다. 미술관에서 자랑하는 두 작가의 작품을 연이어 감상한 후, 밑으로 내려가 사진부터 그림. 설치물까지 현대미술관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많은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앙리 마티스의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것은 앙리 마티스의 춤이 보인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똑같은 제목의 비슷한 그림이 하나 더 보이는데, 이전의 그림보다 색채가 훨씬 화려해진 모습이 보인다. 이전의 그림과 똑같나 했지만, 사람의 움직임이 다르다. 생동한 움직임과 화려한 색채에서 앙리 마티스가 그려진다. 그의 그림을 감상하고 나서 제목과 간략한 설명을 본다. 프랑스 노르파드칼레 출생에, 프랑스 니스 사망. 1차세계대전 이후에는 니스에서 주로 생을 보냈다고 하는데 그의 화려한 색채를 보면 절로 남프랑스의 풍경이 떠오른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가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그림을 그린 과정과 스케치도 전시돼 있는데 이를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가슴에 남는 작품

 

 

이제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20세기와 21세기의 예술사조가 담긴 그림을 볼 차례다. 20세기에 빼놓을 수 없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도 2개가 있는데 찾는 재미가 있다.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앙리 마티스와 파블로 피카소. 역시 아무리 위대한 화가라도 자국의 화가를 이길 순 없나 보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미술관에 있는 직원들에게 물어물어 피카소의 작품을 2개 정도 찾았다. 아까 그냥 지나쳤던 곳이었는데, 거기에 피카소 그림이 있을 줄이야. 다른 곳이라면 떡하니 피카소의 그림을 걸어놨을 텐데 그마저도 프랑스다웠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 많더라도 기억에 남는, 가슴에 남는 작품은 몇 개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중에도 위치나 그림이 기억에 특히 더 잘 남는 작품이 있는데 미술관 내부에서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해 둔 에펠탑 그림이다. 칙칙한 에펠탑의 색이 아닌, 화려하고 밝게 에펠탑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은 에펠탑을 보지 않으려 매일 에펠탑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다. 보다 보니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쉽게 정이 간다. 에펠탑의 매력이자 파리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파리에만 약 130개의 미술관 및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파리의 3대 미술관을 돌아도 100개가 남는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겠다. 그럼에도 파리의 낭만을 즐기러 온 사람이라면, 파리다운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파리시립현대미술관을 추천한다.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의 역사가 담긴 그림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보이는 곳.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 중 하루는, 파리를 나의 일상의 무대처럼 누비며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것. 파리를 온전히 느끼는 법이 아닐까. 그렇다면 파리시립현대미술관과 에펠탑을 추천한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파리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파리시립현대미술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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