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안데르센이 찾은 곳은 그랑팔레. '아트바젤 파리' 둘째 날이다.
아트바젤 파리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성황리에 진행됐다.
앞서 16일부터는 VIP 전시를 시작했다. 전시가 열리자마자 100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의 작품들이 팔리며 유럽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라이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런던'이 아니라 아트바젤 파리를 선택한 예술가들이 여럿 있었다.
올 여름 파리 올림픽 경기를 봤다면 쉽게 알아보는 장소 그랑팔레가 아트바젤 파리의 무대가 됐다.
오래전부터 프랑스에서는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FIAC을 열어왔지만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로 부상한 아트바젤에 그 명성을 내줘야 했다.
지난 2022년,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로 부상한 아트바젤은 파리로 확장하면서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유서 깊은 장소인 그랑팔레와 7년 계약을 맺고 '파리+ 파 아트바젤(Paris + par Art Basel)'의 시작을 알렸다.
파리+ 파 아트바젤은 2024년 '아트바젤 파리'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이와 더불어 파리올림픽을 맞아 4년 간의 보수공사를 마친 그랑팔레에 당당히 입성했다.
19일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뚫고 들어선 아트바젤 파리. 파리 만국박람회의 위용을 뽐내듯 그랑팔레는 전 세계에서 모인 미술 애호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올해의 주제는 초현실주의였다.
현대 미술 작품만 가득할 줄 알았지만 꼭 그렇지 않았다. 피카소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부터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괄했다.
피카소, 호안미로, 칸딘스키 등 거장들의 작품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다. 거장은 거장이다. 거장들의 작품 앞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의자를 쌓아올려 만든 구조물, 레고로 만든 모나리자, 꽃으로 표현한 예술 등 참신한 작품들에 심심할 틈 없는 전시들이었다.
수많은 화려한 작품에 시선을 빼앗겨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겨다녔다.
2층 Premise 섹션에는 9개의 특별한 갤러리가 모여 있었다.
1900년 이전의 고전 예술작품과 현대미술을 배치해 시간과 역사를 넘나드는 전시를 보여줬다.
Premise 섹션의 전시장을 나오면 Emergence 섹션이 보인다.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았다. 재활용 상자, 램프 등 다양한 재료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려 한 점이 돋보인다.
유리 천장 위로 보이는 어두워진 하늘이 폐장 시간을 알린다.
폐장 직전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전시를 구경했다.
작품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는 큐레이터, 작품을 앞에 두고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에너지를 한껏 얻고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 나가는 순간까지도 아쉬워서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 아쉬움이 바로 단 며칠만 세상에 존재하는 아트페어만의 매력이자 경쟁력일 것이다.
42개국 195개 갤러리에서 함께 만든 아트바젤 파리.
청출어람이라는 말처럼 아트바젤을 위협할 만큼 아트바젤 파리는 그 규모도 에너지도 엄청났다.
예술은 정체성이다, 아트바젤 파리에서 말하는 예술이다.
새롭게 태어난 아트바젤 파리는 이런것이다 라고 말해주는 것도 같다.
파리의 한주를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 아트바젤 파리.
예술의 도시 파리를 품은 아트바젤 파리가 앞으로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서양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트바젤 파리 2025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트바젤 파리 2024가 끝나고 바로 아트바젤 파리 2025 일정이 공지되었다. 2025년 10월 22~26일이다.